91st Ken Exhibition, Western Painting Division, Honorable Mention, Japan(Yokohama City Museum of Art)

Forgotten Fantasy 318 53.0 X 45.5cm / Mixed media on canvas / 2024
91st Ken Exhibition, Western Painting Division, Honorable Mention, Japan(Yokohama City Museum of Art)
이 작품은 신문지를 활용한 마띠에르 기법으로 완성되었다. 신문지는 그날의 기록을 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낡고 흐려지고 결국엔 사라진다. 마치 우리의 기억처럼. 나는 그 신문을 찢고 겹겹이 쌓아가면서 시간의 흔적을 담아내고 싶었다. 기억이라는 것은 언제나 선면한 형태로 남아 있지 않고, 조각조각 흩어지고 뒤섞이며 변형된다. 이 작품 속 꽃도 그러하다. 단순한 자연의 모습이 아니라, 내 기억 속 어딘가에 남아 있던 장면들이 왜곡되고 변주되며 만들어진 형상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붓을 잡고 글을 쓰시는 순간을 지켜보며 종이를 가까이 했다. 종이는 나에게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나의 기억을 담아내는 공간이다. 신문지를 찢어 붙이는 행위는 마치 흐릿해진 기억을 더듬어 꺼내고, 다시 조합하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색은 꿈처럼 몽환적으로 흩어지고, 형태는 뚜렷하지만 동시에 불분명하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그 경계를 그리고 싶었다.
이 작품은 제 91회 켄전(일본 요코하마시 주체 공모전)에서 특선을 받았으며, 일본 요코하마시의 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었다.
시간속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고, 기억의 곁을 따라가며, 나만의 방식으로 다시 피워낸 꽃. 그것이 이작품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