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인생이란(life is…) 162.2 x 130 cm  / Mixed media on canvas / 2024

엉겅퀴, 그 거친 생의 표면 위에 피어나는 빛. 날카로운 가시로 몸을 감싸고도 가장 선명한 색으로 피어나는 꽃. 그 찰나의 순간이야말로 생명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준다. 외부의 거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한순간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것이 바로 삶의 본질이 아닐까.

어린 시절, 종이 위에 펼쳐진 아버지의 붓끝을 보며 나는 처음으로 형상의 변형을 배웠다. 물기가 스며들며 익숙한 형상이 흐려질 때, 존재는 더 깊은 곳으로 스며들었다. 엉겅퀴도 그러하다. 어디서든 뿌리를 내리고, 비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자란다. 그 뒤 가장 화려한 순간에 불꽃처럼 피어나며 존재를 불태운다.

내 작품 속에서도 기억은 현실을 벗어나 변형되고, 사물은 감각의 틈을 따라 흐른다. 엉겅퀴의 생도 다르지 않다. 거칠고 모난 생애 속에서 피고 지는 꽃들, 결국 그것이 삶이란 걸 우리는 자연 속에서 배운다.

색과 형태가 얽혀 흐려지고 사라지는 이 화면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찰나와 영원을 잇는 이 순간, 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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